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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두 번, 차로 10분 거리에서 내린 처가 방문의 답

FaTrio 2026. 6. 19. 07:00
📓 기록하는 아빠의 이야기

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 큐이의 기록 — 10분 거리에서 내린 답

 
RECORD 01

적정이라는 단어의 까다로움

기록 메모

"처가 방문, 얼마나 가는 게 적정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답을 꺼내기 전에 단서부터 붙이고 싶어집니다.

안녕하세요, 큐이입니다.

제 답이 왜 이 답인지, 제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먼저 밝히지 않으면 — 숫자만 덩그러니 남아 오해의 여지가 커지는 질문이거든요.

저희 집과 처가는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본가도 마찬가지고요. 양가 모두 아주 가까운, 흔치 않은 조건에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요.

이 거리가, 오늘 제가 드릴 답 전체를 만든 조건입니다.

 

그래서 먼저 지금의 방문 리듬과 그 리듬이 가능한 이유를 말씀드리고, 그 다음에 "적정"이라는 단어에 어떤 단서들이 붙어야 하는지 풀어보려고 합니다.

 

── ✦ ──

 

RECORD 02

2주에 한 번, 누가 먼저도 아니게

기록 메모

누가 먼저 "가자"고 말을 꺼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의 방문 리듬은 대략 2주에 한 번입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그 정도 간격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돼요.

 

주말에 일정이 비어 있고, 어른들 쪽에도 특별한 일이 없을 것 같으면 — 어느 순간 차에 올라 처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식이에요.

저한테 방문의 기준은 간단한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둘째, 어른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만한 상황일 것.

이 두 조건이 맞으면, 저는 가는 쪽을 택하는 편입니다.

 

가깝다는 조건이 있으니 망설일 이유가 크게 없고, 가면 대체로 서로 좋은 시간이 되니까요.

 

── ✦ ──

 

RECORD 03

더 편해져서 돌아오는 날

처가에 가면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아이를 많이 봐주십니다.

 

안아주시고, 놀아주시고, 울면 먼저 달래주시고. 그 사이에 저와 아내는 한숨 돌릴 수 있어요.

저녁까지 챙겨주시는 날도 많습니다.

 

장모님이 평소보다 반찬 한두 개를 더 올려주시는 날도 있고, 다 같이 배달을 시켜 둘러앉아 먹는 날도 있고요.

그런 저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은 늘 조용합니다.

 

아이는 이미 카시트에서 잠이 들어 있고, 저와 아내는 적당히 배부른 상태로 — 한 주의 피로가 한 꺼풀 덜어진 기분으로 돌아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가에 다녀오면 오히려 더 편해진 상태로 돌아오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2주의 리듬은, 제가 부담스러워서 겨우 유지하는 리듬이 아니라 — 제가 도움을 받고 온다는 걸 알기에 유지되는 리듬에 가까워요.

 

그 감사한 마음은, 갈 때마다 조용히 쌓이고 있습니다.

 

── ✦ ──

 

RECORD 04

숫자가 아니라 거리의 문제

이쯤에서 "적정"이라는 단어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답은 한 달에 두 번입니다.

 

가능하면 한두 번 더여도 좋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 숫자는, 제 좌표에서 찍힌 답이라는 걸 저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처가가 한 시간 거리였다면, 답은 분명 달라졌을 거예요.

 

두 시간 거리였다면 또 달라졌을 거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거리였다면 "적정"이라는 단어가 이 질문에 어울리지 않게 됐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방문의 적정 횟수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거리의 문제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웁니다.

 

같은 "한 달 두 번"이라는 문장이, 10분 거리에서는 아주 가벼운 일이 되고, 세 시간 거리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돼요.

그러니 멀리 사시는 분들께 제 답을 그대로 권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각자의 거리에서 큰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최대 빈도"를 먼저 정해보고, 거기서 살짝 못 미치는 지점이 아마 각자의 적정일 것이라고요.

 

── ✦ ──

 

RECORD 05

편함의 한쪽 면

다만 제가 조심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처가에서 편하게 있다 온다는 말을, 어른들 입장에서도 그만큼 편하실 거라고 덥석 믿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

 

저희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사위인 저를 마냥 편해하신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위가 있는 자리에서 고르는 말, 조금 더 신경 써서 차리는 반찬, 미묘하게 조심하는 행동 — 그런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제가 눈치채지 못한 배려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 맞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출장이나 회식으로 집을 비우는 날이면, 아내에게 먼저 권하는 편입니다.

"아이 데리고 처가에 다녀오는 건 어때" 하고요.

제가 빠진 자리에서 어른들이 딸과 손주와 더 편하게 계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먼저 만들어드리고 싶어서요.

반대로, 어르신들이 저희 집으로 오시는 날도 있습니다.

 

저희가 찾아가는 대신 어르신들이 오셔서 아이를 보고 저녁을 드시고 가시는 형태인데, 이것도 저는 "처가 방문"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거리가 만들어준 여유가, 방문의 형태까지 여러 갈래로 만들어준다는 뜻에서요.

정리하자면 제 답은 이렇게 됩니다.

한 달에 두 번은 다녀왔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한두 번 더 있어도 좋다.

이 빈도는 10분 거리라는 조건 위에서만 성립하는 숫자다.

방문의 형태는 "우리가 처가에 가는 것" 하나일 필요가 없다. 어르신이 오시거나, 저 없이 아내와 아이만 가는 것도 전부 포함된다.

이 숫자를 꺼내면서 자꾸 단서를 붙이게 되는 건, 이 빈도가 가능한 이유가 제 노력보다는 거리에 훨씬 더 기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위들은 훨씬 먼 거리에서, 훨씬 드물게, 훨씬 조심스럽게 방문을 맞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적정'이라는 단어는 숫자가 아니라, 각자의 좌표에서 무리 없이 지속 가능한 빈도라는 뜻입니다.

🧵 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큐이.

오늘의 기록
여러분의 처가(또는 본가)는 지금 얼마나 멀리 있나요?
그 거리에서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빈도는 몇 번쯤인가요?
방문의 형태를 "우리가 가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신 적이 있나요?
답을 적어도 좋고, 마음속으로만 떠올려도 괜찮아요.

큐이의 기록 메모

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기록하는 아빠 '큐이'

질문과 기록으로 순간의 의미를 오래 남기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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