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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매일 아이 목욕, 하루도 같은 적 없었다

FaTrio 2026. 2. 20. 01:15
📓 기록하는 아빠의 이야기

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큐이의 기록 — 아빠의 아이 목욕

 

 
RECORD 01

시작하며

큐이의 새로운 컨텐츠, '큐이 스토리'.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아빠가 딸아이를 키우면서 든 생각이나 경험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쓸 이야기는 — 아빠가 하는 아이의 목욕이다.

 

── ✦ ──

 

RECORD 02

처음 목욕의 기억

아이가 우리 집에 온 날부터, 목욕은 내가 전담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내는 출산 후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작은 아이라도 물에 담갔다 빼고, 물기를 닦아주고, 로션을 발라주는 일이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안 그래도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며 지쳐있는데 목욕까지 맡기기엔 미안했다. 그나마 체력이 멀쩡하고 힘이 더 좋은 내가 맡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리 얘기하자면, 이 선택은 지금까지도 후회가 없다.

처음 목욕을 시킬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2.34kg의 저체중아로 태어난 아이는 잘못 닿으면 부러질 것 같이 약하고 작았다. 잘못 건드렸다가 다치면 어쩌나,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조리원에서 목욕 교육을 따로 듣지 못했던 터라, 유튜브 영상을 열심히 찾아보면서 씻기는 방법을 익혔다.

영상 속 아기들은 어찌나 얌전히 씻기는지.

우리 아이도 저럴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며 손 위치를 외우던 내가 꽤 우스웠다.

머리를 받치고, 혹여나 귓속에 물이 들어갈까 노심초사하며 조심스럽게 얼굴을 씻어주고. 몸도 못 가누는 작은 아기를 아기 욕조에 담가 팔다리를 씻어주고. 수건에 감싸서 물기를 닦아주던 그 기억.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 ──

 

RECORD 03

성장이 녹아든 시간

미숙하고 어렵기만 했던 처음은 어느새 지나고, 점점 능숙해지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아이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물을 끼얹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 재밌는 건, 아이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는 것이다.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머리를 계속 받치지 않아도 됐다. 허리에 힘이 생기면서 상체를 잡고 있던 손도 놓을 수 있게 됐다.

두 다리에 힘이 생겨 욕조에서 번쩍 일어날 때는 — 혹시나 넘어질까 봐 아찔해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 이 아이가 이제 설 수 있구나, 하는 감정이 물과 함께 밀려왔다.

매일 보는데도 불쑥불쑥 자라 있는 아이를 보면 그게 참 신기하다.

목욕을 시키는 과정 안에, 아이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 ──

 

RECORD 04

16개월, 지금

야근하거나 출장을 가는 날이 아니고서는, 매일 내가 씻겨왔다. 그렇게 시간이 1년을 훌쩍 넘어 16개월을 바라보게 되었다.

2.34kg이던 몸무게는 어느새 11kg 가까이 됐다.

 

목욕 순서와 루틴은 같지만, 그 안에서의 상호작용은 완전히 달라졌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별다른 저항도 못 하고 아빠 손에 끌려다니던 아이가, 이제는 나가자고 하면 싫다고 손을 흔들며 "아니"라고 말한다.

물장난이 재밌는 건지, 따뜻한 물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 아빠 입장에선 그 "아니"가 귀여워서 한참을 더 놀아주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또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커서 자기 의사를 표현하다니. 감개무량하고, 큰 탈 없이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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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05

목욕이 소중한 이유

처음에 얘기했지만, 나는 목욕을 전담한 것에 정말 1도 후회가 없다. 너무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

육아휴직이나 전담 육아를 하지 않은 아빠로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굉장히 한정적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고, 목욕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들어간다.

하루 중 아이와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매일 느낀다.

함께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와중에, 목욕 시간은 정말 귀중하다.

단둘이서 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상호작용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목욕을 마치고 밖에 나오면 또 하나의 루틴이 시작된다.

로션을 발라주면서 미리 만들어둔 놀이를 보여주면, 아이가 까르르 웃으며 좋아하는 모습.

그 웃음소리가 좁은 욕실 밖까지 퍼질 때면, 하루의 피로가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이 시간은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딸아이다 보니,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인 만큼, 지금 이 순간의 목욕 시간에 더 집중하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밀도 있게 보내는 것. 그걸 더 소중히 여기며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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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06

마치며

목욕이라는 건 결국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아이를 씻기는 시간.

그런데 그 반복 안에 아이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머리를 받쳐줘야 했던 날들이 있었고, 혼자 앉아 물장구를 치는 날이 왔고, 이제는 나가기 싫다고 고개를 젓는 날까지.

돌이켜보면, 매일 똑같은 루틴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간들이 사실은 하루도 같은 적이 없었다.

언젠가 이 시간이 끝나는 날이 올 것이다. 아이가 혼자 씻겠다고 하는 날.

아빠 손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날. 그날이 오면 아마 조금은 허전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매일 저녁 그 작은 욕실에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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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큐이.

 

📓 DAILY RECORD

오늘의 기록

👉 여러분에게도 아이와 매일 반복하는 루틴이 있나요?
👉 그 루틴 속에서 문득, 아이가 자랐다는 걸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답을 적어도 좋고, 마음속으로만 떠올려도 괜찮아요.

질문을 기록하고,
순간을 쌓아 삶의 밀도를 높입니다.

기록하는 아빠 '큐이'

이 글은 아빠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대화,
Fatrio
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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