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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만들고 싶은 행사, 한 달에 한 번 ‘편지 쓰는 날’

FaTrio 2026. 2. 20. 01:06
✨ 호야의 에세이

아이와 만들고 싶은 행사, 한 달에 한 번 ‘편지 쓰는 날’

 

아이에게 “아빠랑 꼭 같이 하고 싶은 행사가 뭐야?”라는 질문을 받는 날이 온다면,

나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 가족끼리 서로에게 편지 쓰는 날.

 

뭔가 거창한 행사도 아니고, 사진이 잘 나오는 이벤트도 아니고, SNS에 올리기 좋은 장면도 아닐지 몰라요.

 

그런데도 이걸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래 전부터 제 안에 있었습니다.

 

아직 아이는 없고, 나는 그냥 아이 없는 새신랑인데도 말이죠.


 
 
 

말은 자주 사라지고, 마음은 생각보다 남지 않는다

#“고마워”#“미안해”#“오늘 어땠어”#하루에도 수십 번씩요.

 

📌 결혼하고 느낀 게 하나 있어요.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그날 기분이 어땠는지, 왜 고마웠는지, 무슨 마음으로 그 말을 했는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흐려집니다.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말은 지나가지만, 글은 남는구나.

 

누군가에게 써준 문장은,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읽을 수 있고, 그날의 마음을 거의 그대로 데려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가족만의 작은 행사를 하나 만들고 싶어졌어요.


 
 
 

편지를 쓰는 날은, 잘 쓰는 날이 아니라 ‘멈추는 날’이다

 

📌 제가 상상하는 편지 쓰는 날은 이런 날입니다.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맞춤법이 틀려도 되고, 길지 않아도 되는 날.

 

그냥 한 달에 한 번, 각자 조용히 앉아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

 

이번 달에 고마웠던 것 하나.

요즘 말로 잘 못 했던 마음 하나.

“괜히 미안했던 순간 하나.”

그 정도면 충분해요.

 

아이에게도 “잘 써야 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솔직하면 돼.”

“네가 느낀 그대로면 돼.”

 

편지는 표현의 훈련이 아니라, 마음을 멈춰서 들여다보는 연습이니까요.


 
 
 

아이에게 주고 싶은 건, 글솜씨가 아니라 ‘기록하는 태도’

 

이 행사를 통해 아이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감정은 흘려보내도 되는 게 아니라,

한번쯤 붙잡아볼 수 있는 것이라는 감각.

 

기쁘면 기쁜 대로, 서운하면 서운한 대로,

말로는 안 되던 마음도 글로는 꺼낼 수 있다는 경험.

 

아빠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아빠는 고마움을 미루지 않는다.

아빠는 사랑을 기록으로 남긴다.

 

아이들은 말보다 그런 반복된 장면을 보고 배우겠죠.

그러다 어느 날, 아이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게 될지도 몰라요.

 

지금의 나는 이런 마음이구나.

“이건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구나.”

 

그게 저는 꽤 단단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어도, 우리 가족만의 리듬은 만들 수 있다

 

이 행사가 정말 잘 굴러갈지는 몰라요.

 

바쁜 달엔 건너뛸 수도 있고, 아이 반응이 시큰둥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형태가 바뀔 수도 있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완벽한 행사보다, “우리는 이런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호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직 아이 없는 새신랑이지만,

미리 하나 정해두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은, 한 달에 한 번 서로의 마음을 글로 확인하는 집이라고요.

 

여러분이라면 아이와 어떤 ‘가족 행사’를 만들고 싶나요?

여행이나 이벤트 말고, 조금은 조용하고 오래 남을 것 같은 것요.

 

아직은 아이 없는 새신랑의 생각이다.


📩 오늘의 질문

 

마무리

지금 떠올려보면,

 

글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말로만 흘려보낸 마음이 있나요?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 사람이 누군지만 한번 떠올려보세요.

 

지금까지 ‘호야’였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가 붙는 시간.

아기 없는 새신랑 '호야'

이 글은 아빠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대화,
Fatrio
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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