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역시 '레고'였어요.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가는 국민 장난감이니까요.

하지만 상상을 조금 더 해보니 끔찍한(?) 장면이 그려지더군요.
모두가 잠든 밤, 물 마시러 나온 거실에서 미처 치우지 못한 레고 조각을 밟는 순간.
발바닥을 찌르는 날카로운 고통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제 모습이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노선을 바꿨습니다. 😅
🚲 그래서 선택한 선물, 자전거
5살이 자전거를 타기에 딱 좋은 나이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제 기억 속에는 유독 선명한 장면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 맛본 '도전', 그리고 '성취'의 순간.
넘어질까 봐 핸들을 꽉 쥐고 덜덜 떨던 제가 어느 순간 페달을 구르며 혼자 앞으로 나아가던 그 짜릿한 느낌 말이죠.
돌이켜보면 자전거는 제가 기억하는 생애 첫 성취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자전거' 하면 물건 그 자체보다 부모님과 보냈던 시간이 먼저 떠오릅니다.
뒤에서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던 손, "이제 놓는다!" 하며 장난스럽게 웃던 목소리,
휘청거릴 때마다 들려오던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
자전거를 배우는 건 결국 혼자 서는 연습이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려는 진짜 이유도 바로 이 장면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입니다.

주말 아침, 아이에게 작은 헬멧을 씌워주고 천천히 공원으로 나가는 길.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먼저 이렇게 말해주는 상상을 해봅니다.
"엄마(아빠), 우리 자전거 타러 가자!"
자전거에 익숙해지면 아이는 조금 더 욕심을 낼지도 모릅니다.
수영이든, 달리기든, 혹은 새로운 공놀이든 말이죠. 꼭 잘하지 않아도, 남보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몸을 쓰는 즐거움과 넘어져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레고는 언제든 다시 사줄 수 있지만, 두 발을 구르며 처음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 시간은 다시 만들 수 없으니까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바퀴 두 개 위에서 조금씩 자라는 아이의 등 뒤를, 함께 웃으며 지켜보고 싶습니다.
알면 든든하고,
나누면 더 좋은 이야기들.
정보 전달하는 아빠 '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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